전예지 작가는 미국 디자인 스쿨 아트센터 칼리지(ArtCenter College of Design)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하고 순수 미술 영역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발전해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한 회화를 활발하게 선보이고 있다. BFK판화지를 이용해 선과 모양으로만 이루어 디지털 프린트의 느낌을 내어 디지털과 아날로그 감성을 넘나들며 변화되는 현실에 맞춰가려는 하지만 작가가 배우고 자라온 고유의 감성을 유지하려는 그림의 스타일이다. 작가는 자신이 경험한 일들을 기록하고 다른 이들과 공유하고자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아왔거나 또는 보았음 직한 꽃과 식물이 함께하는 풍경을 다양한 색감으로 표현해 마치 친숙하지만 처음 보는 세상처럼 표현한다.

작품 속에 산과 알록달록한 식물들은 주요한 일부분이다. 산은 묵묵히 그 자리에 있지만 산에 있는 나무나 풀들은 계절과 자연의 현상에 따라 변화가 된다. 새로움을 맞이할 때 두려울 수 있지만 익숙한 자리에 있어주는 존재가 있다면 어디 믿는 구석이 생기는 것 같아 당당하게 앞서 나아 갈 수 있다. 작가의 그림들 또한 누군가에게 산 같은 존재가 되었으면 한다. 세월이 지나 환경과 많은 것이 변해도 소중한 사람들이 지치고 힘들어 위로가 필요할 때 바로 생각나고 언제든지 찾아와서 편안함과 위로가 되어줄 수 있는 그림이 되길 바란다.

전예지의 그림은 우리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이상향에 대한 개인적인 꿈의 간구라고 할 수 있다. 온통 꽃과 식물들로 채워지는 그의 그림은
그 자체로 무원죄의 세상이다. 그림과 마주하는 순간 눈이 즐겁고 감정이 풍부해지는가 하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 사로잡힌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아왔거나 또는 보았음직한 꽃과 식물이 함께하는 풍경임에도 마치 처음 보는 세상처럼 다가온다. 거기에는 현실적인 삶의
양태와는 다른 오로지 순수하고 순정한 정서만이 자리하는 까닭이다. - 신항섭(미술평론가)